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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후기/영화

20대 중반의 라이온킹 첫 관람

 

들어가며


 

 

요즘 영화계에서 디즈니바람이 불고 있다. 

파란 윌스미스로 논란이 되었던 알라딘 실사판은 사람들의 우려를 180도 뒤집었을 뿐만 아니라 벌써 1100만명을 돌파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의 인생영화인 알라딘을 개봉하자마자 아이맥스로 보러갔었는데 그 때만 해도 사람들이 나에게 우려를 표했었던 웃픈 기억이 있다.

 

알라딘의 대흥행에 흥입어 7월 라이온킹실사판이 개봉하였다. 

캐릭터가 사람이 된 알라딘과 달리 라이온킹은 동물들만 등장하는 영화답게 CG처리로 실사화를 시킨 영화이다.

 

사실 라이온킹의 주제가와 대략적인 주인공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만화영화를 본 적은 없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아주 어릴적이라 기억너머에 있다.

요즘 힘든 일도 많고 해서 평일저녁 혼자 라이온킹을 관람하러 강남역메가박스로 향하였다.

영화는 아주 재밌고 만족스러웠다. 동물을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사랑스러운 여러 등장인물들과 스토리진행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누가들어도 비욘세목소리의 넘버까지! 갑자기 아는 가수가 나오니 무척이나 반갑고 노래가 더 감명깊게 들렸다.

 

하지만 나는 라이온킹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세상을 아주 조금 겪어봤다.

라이온킹의 내용은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몇 가지 의문점이 계속 들었고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했다. 

그 몇 가지 질문을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1. 무파사의 순환세계론

vs

품바의 직선세계론 ? 


 

순환세계론과 직선세계론은 내 멋대로 붙인 이름이다. 무파사는 어린 심바를 데리고 생명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예를 들어 풀이 나면 풀을 먹는 초식동물이 있고 초식동물을 먹는 육식동물과 같이말이다.

보통은 육식동물이 먹이사슬구조의 최종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었다.

먹이사슬의 최종지배자도 결국 죽는다. 죽으면 다시 땅으로 돌아가 양분이 되고 풀은 이 양분을 먹으며 자라나는 것이다.

 

어린심바는 무파사에게 들은 순환세계론을 마을을 떠나 새로 만나게 된 친구들인 티몬과 품바에게 말해준다.

그러나 그들은 믿지 않는다. 티몬과 품바는 모든 것이 돌고 돈다고 생각하지 않고 결국 끝이 나버리는 직선세계론을 주장한다.

 

영화는 진행 내내 순환세계론을 지지한다. 

 

무파사의 순환세계론은 무파사의 죽음 뒤에도 등장하여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확실히 하려 한다.

영화에서는 물 위에 떠 있는 심바의 갈기털을 보여준다. 이 털은 작은 새가 물어가 둥지를 장식하는 데 사용한다. 

그러나 기린에 의해 떨어지고 열심히 쇠똥을 굴리던 쇠똥구리가 털도 함께 굴려 먼 곳으로 보낸다.

이 털은 결국 날아가 심바가 태어났을 때 빨간 보호표시를 해 준 주술사원숭이 라피키에게 흘러가고 심바가 살아있음을 알리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순환세계론을 펼친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모든 것은 돌고 도는 것일까? 아니면 어차피 개개인의 결과는 정해져있고 그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일까?

모든 것은 순환한다는 무파사와 심바의 생각은 그들이 먹이사슬의 최상위자이기에 할 수 있는 마음편한 생각이 아닐까?

 

 

 

 


2. 아무 힘도 없는 암사자들 ?

- 사라비와 날라와 암사자들

 


 

무파사가 죽고 스카가 지배하는 왕국은 암흑으로 가득차있다. 

하이에나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사냥당하는 동물들과 이를 적극 격려하는 스카

그런 왕국에서 사라비와 닐라를 포함한 암사자들은 모여 한숨만 쉬고 있다.

물론 스카의 결혼제안에 사라비는 적극적으로 거절의 의미를 표시하지만 그것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머리 속에서는 암사자도 사자인데 모여싸우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물론 영화원작내용을 무시하고 암사자들이 힘을 모아 왕국을 지켜내고 그런스토리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냥 라이온킹이 동물세계를 빙자한 인간사스토리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 것이다.

 


3. 금수저 심바와 운명을 개척하는 스카,

스카가 불쌍하지?

 


 

 

 

 

아기심바는 스카에게 가서 작은 도발을 한다. 언젠간 자신의 명령에 삼촌인 당신도 따라야 하지 않냐고, 너무 멋지지 않냐고

나는 그 부분을 듣자마자 어이가 없어서 화가났다.

물론 어린이에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잣대를 내세워서는 안 되지만 영화에 대고는 화를 낼 수 있지는 않을까

 

영화속에서 스카는 무파사보다 힘이 약하기는 하나 만일 힘이 더 세다고 할지라도 서열에 밀려 왕이 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형이 죽고 왕위를 물려받을 날만 동굴에서 기다렸을 텐데, 건강한 아들이 태어나 그 마저도 불가능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통탄스러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카는 운명을 받아들이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하이에나들을 선동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무파사를 절벽에 떨어뜨리고 심바를 내쫓으며 결국 왕좌에 올랐다. 다만 방법이 매우 잘못 된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다른 방법이 뭐가 있었을까?

 

한편 심바는 무파사가 자신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에 스카의 제안에 따라 왕국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심바는 젊은시절 품바와 티몬과 놀러다니며 즐길 거 다 즐기다가 이제 지루해질 때쯤에 사랑을 따라, 왕국으로 돌아와 권좌에 앉는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일까

그런 심바를 보면서 20대 실컷 놀고 즐길 것 즐기다가 30대때 부모님의 자산을 운용한다든지, 사업을 물려받는다든지 그런 금수저들이 떠올랐다.

내가 너무 꼬였다고 해도 상관없다. 영화를 보면서 쟤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사실이니까

 

 

이상 어른이 되고나서야 라이온킹을 처음 보게 된 20대 중반의 라이온킹 후기였다.

글을 보니 엄청 꼬인 사람같은데 아닙니다 다만 힘든 주에 보게 되어서 그런지 복합적인 생각이 들었을 뿐

 

하쿠나 마타타~